1.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
  2. 논리실증주의 및 통일과학 이념의 퇴조
  3. 비결정론적 세계관의 부상
  4. 카오스 이론의 등장
  5. 프리고진의 유기체적, 비결정론적 세계관
  6. 소산 구조 및 자기-조직화
  7. 프리고진 과학의 철학적 배경
  8. 생명 현상에 대한 학제간 연구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반성과 아울러 또다른 한편으로는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과학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입장인 과학관 자체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20세기 후반에 나타난 과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로 20세기 전반기를 통해서 급속히 성장했던 원자 물리학과 소립자 물리학이 주도하는 환원주의적인 과학관이 점차로 그 주도적인 지위를 상실해 가는 반면에, 복합적인 현상을 다루는 생명 현상, 응집 현상, 비선형 패턴, 복잡계(complex system) 등에 관한 과학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분자생물학, 생화학, 생물물리학, 고체물리학, 전산물리, 비선형 동역학 등과 같은 새로운 과학 분야들이 기존 학문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분야도 고에너지 물리학 못지 않게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분야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더나아가 이들 분야들은 공공연하게 자신들이 21세기 과학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이들 과학이 기존의 과학 분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과학 질서를 성공적으로 창출해 낼 것인가 하는 것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분명하게 평가되겠지만, 아무튼 '새로운 과학'(New Science)을 자처하는 이들 분야들은 나름대로 각 분야의 자율성과 이에 상응하는 독특한 존재론을 가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필립 앤더슨        빅토르 바이스코프

70년대 이후 국소적 자율성(local autonomy)과 반환원주의적 과학관을 선도하고 있는 과학자 중에서 현재 미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으로는 고체물리학자 필립 앤더슨 (Philip W. Anderson)을 들 수 있다. 앤더슨은 1972년 『사이언스 Science』지에 실린 '많은 것은 다르다'(More is different)라는 글에서 고체물리학은 입자물리학이 발견한 근본적인 법칙에 입각해서 현상을 설명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 입자물리학자 바이스코프 (Victor Weisskopf)의 주장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그 근거가 되는 철학적 입장을 반박했다. 앤더슨은 입자물리학의 통일 이론이 완성되면 자연과학의 모든 부분이 통일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입장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앤더슨의 주장에 의하면 모든 것을 단순한 근본 법칙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 법칙들로부터 시작해서 우주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그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과학적 입장에서 입자물리학 이외에도 고체물리학과 같은 과학들도 각 수준별로 자기 자신들의 '근본적인' 법칙과 나름대로의 존재론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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